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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데스 매치의 열광

뛰어난 목소리와 감성을 가진 탁월한 가수들이 노래를 부른다
나는 노래를 들으며 삶의 즐거움과 흥겨움, 비장한 슬픔에 잠긴다 가히 우리나라는 노래 열풍이다
나는 노래만을 듣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열풍의 이모저모를 사유하기도 한다

경연을 하는 방식으로 몇 라운드를 통과하는 방식과 1:1 데스 매치라는 방식에 주목해 본다
모든 스포츠에서 채택하는 가장 일반적이고 치열한 방식이다

심사위원들의 점수 누계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권을 주는 방식은 한 동화를 연상케 한다
보물은 값지지만 하나일 뿐이라 오로지 한 사람만이 쟁취하는 것이다
여기서 경쟁의 원리는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선택이라는 대전제가 있다
보물로 상징되는 목표, 이상, 낙원을 찾아서 떠나는 주인공이 몇몇 단계를 거치며 꿈을 이룬다는 점이다
매 단계마다 용기와 지혜로 싸우고 해결해야 하는 위험과 함정이 있어 주인공이 시련을 이기고 마침내 승리하는 것이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이들은 살아남았다는 생존의 환희를 맛보며 탈락한 이들은 이 무대에서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마치 죽음의 상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좌절한다
이런 생생한 생사의 현장을 무대에 올려놓고 시청자들은 대리 경험을 충족한다

1:1 데스 매치는 생사의 가장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재현이다
삶에서 가장 상위의 가치는 생명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삶에의 충동을 극적으로 고양시키기 위해 프로이트의 타나토스 즉 죽음에의 충동을 도입하여 경연을 이끌어 간다
사실 노래 실력을 잘한다/뛰어나다/ 등으로 칭찬하고 박수치는 것이 인간적인 평가일 것이지만
노래를 잘 부르는 재능은 인간의 수많은 능력의 극히 한 부분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연예 기획인 하나의 프로젝트가 판을 달구며 이목을 집중 시킨다
이 엄청난 프로젝트는 그 중 최고로 잘 한 사람을 선발하려 한다
둘 중의 하나는 살고 하나는 죽는 방식은 단호하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그런 패배의 좌절과 슬픔은 승자의 기쁨과 영광을 위한 희생의 제물이된다
데스 매치란 의미대로 죽음의 경연인 것인데 시람들의 흥미를 위해 극단적인 생사의 현장을 만들어낸다

살기 위해서는 죽여야 한다는 단순한 법칙의 무대였던 로마 원형 경기장이 현대의 대중 문화의 한 판에서 재현되는 것이라면 지나친 해석일까?
대줌 매체들은 시청율이라는 황금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엔테테인먼트 전문가들의 뛰어난 운영과 기술로 대중들에게 파고들어 엄청난 성과와 찬사를 받는다
미스(터) 트롯으로 대표되는 그런 판을 만들고 시청자들이 눈과 귀를 하나로 모으는 최면술로 최후까지 살아남은 영웅 하나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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