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곡의 글방

사선대에서


트래킹 하기 좋게 최근에 데크를 설치하였다
월성계곡의 눈맛 좋은 풍광의 포인트로 사선대가 있다
화강암 너럭바위 위로 흐르는 청정한 계곡수가 조각해 놓은 바위의 유려함에 탄성이 저절로 터진다
산자락이 끝나는 지점에 거대한 바위 하나가 높게 서 있다

이곳의 풍경을 일행시로 읊은 선인들의 풍류에 고개를 끄덕이며 가르침을 배운 다
네 신선의 바위라는 짧은 은유에 감탄한다
누구의 시일 수도 있고 네이밍(작명)일 수도 있다

사선대 입암을 쭈욱 고개를 들어 살펴본다
하나의 통 바위가 저렇게 네 층을 이루어 마치 쌓아놓은 듯 하다
바위 듬에 소나무 한 그루가 꿋꿋이 살아있다
거대한 바위가 세월의 비바람에 균열이 가고 삭아서 파편이 떨어지는 억겁의 시간을 내가 사유할 수나 있을까?
바위의 분신이자 파편이 물길에 휩쓸리며 아래로 아래로 떠내려 갔을 것이다
인근의 풍류객을 비롯한 선조들이 여기서 탁족을 겸해 몇 잔의 술로 유흥을 즐겼으리라





'청곡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하정인을 보며 사유하며  (0) 2021.01.28
젖가슴을 드러낸 여인  (0) 2021.01.26
눈 내리는 날의 상상  (0) 2021.01.18
데스 매치의 열광  (0) 2021.01.17
먹감나무  (0) 2021.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