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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미완의 야외용 테이블

흙투성이의 느티 뿌리를 틈틈이 다듬어 20여 미터를 혼자서 옮기는데 혼신의 힘을 쏟는다
궁즉통이라더니 이 무거운 것도 방도가 있는 법이다
한 쪽 가장자리를 약간 들어서 빙빙 돌러가며 옮기니 조금씩 옮겨진다

마침 지인에게 부탁한 대형 폐톱이 도착한다
그동안 틈틈이 손질하던 느티나무 뿌리 위에 얹을 상판이다
석가공 공장에서 사용하던 직경 1350mm 원형 톱날인데 대구에서 왔단다
돌을 자르던 톱날이 은퇴하여 내 정원의 테이블로 재탄생하려 한다
날카로운 굉음을 견디던 톱날이 이제 고요하고 한가롭다

야외에서 사용할 테이블인데 아직은 미완성이다
아직 원목에 오일스테인을 칠하지 않았고 쇠톱도 녹이 슨 상태다
나무 위에 쇠를 얹으니 이질적 재료의 결합이라 어울림이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보다 잘 어울릴까?
철판 위에 그림을 그려서 에폭시로 얇게 도포하면 어떨까?
가장자리의 톱날의 예리함을 커버할 방도가 없을까?
그림은 서한당에게 부탁해 보자

아직은 미완성이다 나는 완성된 것보다 미완성을 더 좋아한다
완성된 것은 개입할 여지가 없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으로 하는 작업이 신이 나고 여러 번 째 하는 일은 고역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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