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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외종 누님의 방문




오신다는 연락도 없이 김해 외종 누님이 방문을 하신다
함께 오신 분들은 누님의 시누이 부부다
누님은 서른을 조금 넘겼을 나이에 홀로 되어 궁색한 살림에도 삼남매를 키우고 잘 살게 독립을 시킨 억척 여성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처지에서도 시댁 맏며느리로서 시부모를 봉양하며 남들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사신 분이다
그러니 시누이 부부가 모시고 다니며 여행을 함께 하신다니 자랑스럽다
그러나 70대 중반인데 무릎이 성하지 못해 보행을 힘들어 하니 여행의 호강도 일상생활도 쉽지가 않다

누님이 처한 험난한 인생을 공감할만한 나이가 되니 누님이 마치 보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게 고통스런 삶과 가족 부양의 십자가를 지고도 불평은 커녕 말없이 감내하며 현실을 조금씩 개선하며 희망을 일구는 모습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누님은 담배포가 딸린 구멍가게와 농사일을 하는데 요ㅉㅁ은 농사는 접었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전화 한 통이 왔었다
주인 없는 가게에 들어온 단골 손님 몇이서 담배를 대신 팔아주는 내용으로 통화를 하는 것이라 놀라웠다
우리 사회에 이런 가게도 있다니 상호 신뢰의 정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누님의 시누이 부부와는 첫 대면이지만 일찍 세상을 하직한 자형의 가족이라 남 같지가 않다
야외 테이블에 장어를 굽고 소주를 나누며 인연의 한 자락을 잡고 담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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