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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엄마 엄마

오래 전의 일이지만 생생한 기억 하나를 소환합니다

그러니까 5월의 마지막 날 밤이었지요
성모 마리아께 드리는 존경의 기도를 하는 성모의 밤 행사였지요

근엄하고 인자한 노신부님께서 성모님에 대한 강론을 하려고 마이크를 잡았는데 약간의 뜸을 들이더니 별안간
"엄마"라고 우뢰 같은 소리로 외쳤어요
마치 아이가 오랫동안 그리워던 엄마의 품에 안기며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행복에 겨워 지르는 탄성 같기도 했지요 신부님의 체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지요
강론의 전부였지요

그 엄마가 성모님이냐 친어머니이냐를 가릴 필요는 없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신부님의 기도였지요

저는 가끔 "엄마"라며 아이처럼, 실성한것처럼
살아계실 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엄마라는 호칭으로 죽은 어머니를 불러본답니다

OO아우님도 그렇게 불러보세요 그러면 어머니가 방긋 웃으며 꼭 껴안아줄겁니다

(어머니 장례를 치른 후배를 위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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