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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뜰을 손질하며

뜰을 손질한다
생명력이 분출하여 왕성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자연상태는 인위적 정돈이나 질서 상태가 아니라 혼란스럽고 어수선해질 수 밖에 없다
대자연을 관통하는 기본 원리인 도는 특정한 대상을 선호하여 간택하지 않는다  모든 식물들의 생존 욕구를 모두 포용하기에 선택적 시혜를 배풀지 않으며 선택적 징벌 역시 하지 않는다
빈 땅만 있으면 사람들이 잡초로 여기는 것들까지도 왕성한 번식과 생장을 한다

덩굴이 인접한 나뭇가지를 휘감기도 하고 나뭇가지들이 엉키기도 하고 허약한 나무나일부 가지들이 말라서 도태되기도 한다
또한 화목류들이 살아남기 위해 수종간에 치열한 경쟁으로 전장을 방불케 한다

뜰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들은 자신의 미의식에 따라 수종을 선택하고 관리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상태에 인공의 미를 가미한다

개나리의 축 늘어진 가지들을 잘라 단정한 사각형태로 만들고
영산홍의 돌출한 가지를 가위질해 유려한 곡선형으로 연출하고
느닷없이 난입한 장록은 줄기를 싹뚝 잘라버리고
키를 돋운 사사며 기린초며 사위질풀이며 원추리는 아랫쪽을 자른다
잘린 가지와 뽑힌 풀들이 수북히 손수레에 실려 나가며 뜰이 말쑥해지고 한층 넓이진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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