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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결혼식장 스케치

 

 

          예식장에 가는 이들은

저마다 희한한 매듭 하나씩 차고

나비 문양에 당초무늬 노리개 패들 모여라.

국화 문양에 십장생 오방낭 패들 모여라.

반갑네. 잘 사는가. 우리는 한 패라네 다짐하면서....

여기저기서 왁자지껄 까르르...

 

 

오늘은 또 하나의 인연의 매듭이 짜여진다.

저봐라.

보름새로 명주를 짜려나?

아홉새로 무명을 짜려나?

그래. 저 자가용들과 사람들이 한 줄씩 두 줄씩

바디 구멍으로 들어가고 있구나

 

나는 날줄 편에 서고 너는 씨줄 편에 서고

화촉을 밝혀라. 주례의 북이 맵시 있게 오가며

한 코씩 한 코씩 철썩 철썩

하객들은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친다.

 

 

에구에구 좋기도 한가보다.

음양이 화합하니 웃음꽃 피어나고 생기 넘치네.

내년에는 복동이 한 놈 나겠구나.

그래서 저렇게 웃는구나. 치이즈 김치-이 철꺽

 

 

오늘 엮은 한 코, 한 코로 매듭 하나 만드세.

이 매듭이 다른 매듭의 또 한 코가 되지 않겠나?

이어서 신랑 신부 행진이 있겠습니다. 딴딴딴 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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