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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지오돔 한담

실속보다는 멋을 좋아하는 내 스타일이 잘 반영된 것이 지오돔이다  일반적인 비닐하우스가 아닌 구형 지오돔이 멋있어 보여 십오년 전에 백 수십 만원을 들여 설치한 6평의 비닐 하우스다
나만의 작은 카페처럼 만들어 차도 마시고 독서도 하고 싶었던 자칭 낭만파의 꿈은 깨지고 허접한 자재 보관소로 전락하고 말았다

햇빛에 삭는 비닐이라 몇 년만에 지오돔에 비닐을 씌운다
원구형돔에 비닐을 덮으니 면이 겹쳐 팽팽하지 않고 쭈글쭈글하다
멋지게 하려면 90여 개의 각각의 삼각 프레임에 맞게 비닐을 잘라서 사철로 고정 시키면 된다
처음 돔을 설치했을 때는 그렇게 했지만 힘이 많이 들어 이제는 그저 비나 바람을 막아주고 볕을 모으는 기능만으로 만족한다  
카페처럼 꾸미고 싶었는데 이제는 간편한 농자재 보관소 정도로 하향 시키는데 이상은 현실 앞에 초라해지는 게 다반사가 아니던가
그래도 이만하면 3-4년은 끄덕 없을 것이다

또 하나 바라는 것이 있으니 따뜻한 돔 안에서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음악을 듣는 일이다 쇼팽의 즉흥환상곡, 녹턴, 슈베르트와 베토벤의 소나타를 들으며 영혼을 휴식하고 정화하고 싶다
그리고 조도가 아주 높은 햇빛과 따스한 볕을 즐기며 나무 판자에 정교한 글을 새기는 작업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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