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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프로야구 개막

오늘부터 프로야구가 개막을 한단다 가가호호마다 설치된 알림통으로 번개처럼 빠르게 전갈을 보낸다

꼬드긴다
유혹의 수단은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몇 개의 TV 채널을 동원하여 실황을 중계하고 전문가들이 해설을 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세상을 야구판으로 끌어들인다
열 개의 팀이 풀리그로 144경기를 펼치는 지상 최대의 드라마로 관중들을 유인한다

이 판에 말려들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늪과도 같다
여기에 말려들면 한 팀을 우상화할 수 밖에 없는 교묘한구조에 관중들은 포섭 당한다
매일매일 자기 팀의 성적을 확인하며 마음을 졸이고 환희와 좌절을 대리 체험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팬덤의 좀비가 된다

야구계는 하나의 스포츠 산업이다 여기서 먹고사는 사람들은 흥행 여부가 파이의 크기를 좌지우지한다 고작해야 방망이로 공을 잘 치거나 잘못 치게 하는 재주 하나로 상상하기 어려운 돈을 벌고 우상이 되는 희한한 세상에서 탈출해야겠다

그런다고 야구와 결별한다는 말은 아니다 원수 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특정한 팀의 극성 팬에서 탈출하겠다는 것이다
축구,탁구,배드민턴 경기도  그 못지 않은 재미가 있다
더 나아가 스포츠 경기에 몰입해서 시간을 허비하는 잘못을 더 이상 저지르지 않겠다

내 삶의 중심에 엉뚱한 스포츠 하나가 점유하는 일을 방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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