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심으면 아녀자가 바람이 난다고 하여 심지 말라는 명자나무 한 그루를
안사람이 아들과 함께 심었다
붉은 꽃이 가지마다 많이도 달린다
맥락으로 보면 바람이 난다는 것은 외도와 관련된 의미인데
그런 바람말고 또 다른 바람으로 명자나무 꽃을 바라보기로 한다
저 붉은 옷을 입은 꽃은 우리의 감각을 흔들어 깨운다 강열한 인상으로 주의를 집중 시킨다 유쾌한 느낌으로 뜨거운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바람이다
포은 선생의 시에 <님 향한 일편단심 변할 줄이 있으랴>는 귀절이 있다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은 대상을 향하는 지극한 사랑, 충성, 애모로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이고 운명적인 것이다
왜 빨강색은 강렬한 이미지를 풍기는 것일까 태양의 뜨거운 빛에서 차용한 이미지일까 아니면 혈관에 흐르는 드거운 피의 이미지일까
여하간 빨강은 사람의 주의를 끌고 흥분 시킨다
명자꽃을 대하면서 삶의 열정을 배우고 사람을 깊이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아겠다 그런 바람이야말로 유익하고 신선한 바람이지
아녀자만이 아니라 나도 들면 좋은 일이지
아암 그렇고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