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을 받으며 화살나뭇잎을 딴다
주택이 산자락 끝에 있어 뒷뜰 경사지에 화살나무 이십여 그루를 심었더니 이맘 대마다 햇닢이 많이 돋아 나온다
화살나무는 독특한 가지로 보면 볼수록 호감을 준다 게다가 가을이 되면 홍엽으로 물들어 관상가치가 높은 나무다
가지 끝에 서너 개의 새 순이 손가락 길이만큼 돋아나오면 따서 나물로 먹는 전원생활의 소박한 즐거움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잎이 나오기 직전의 애깃닢이 달린 부들부들한 줄기를 똑 따내는 소리와 손가락 끝에 와닿는 감촉이 유쾌한 감흥이 있다
이 잎을 따고 데쳐서 나물로 먹으면서 봄을 내 온 몸으로 향락한다
화살나무가 봄볕과 기운으로 돋운 햇닢을 내게 주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으며 봄이 내 몸의 일부가 되고 내가 봄의 품에 안긴다
몸의 철학이라 할만 하다
전원생활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