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생활의 즐거움

벌은 오지 않고

꽃과 벌이나 나비는 자연 내에 깃든 신이 설계한 공존공생의 한 사례다
종의 영원한 지속을 위해 다른 종과의 수평적, 유기적 연대와 협력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게 하는  신의 한 수인 것이다
모든 종에게 코나투스를 부여하고 종의 생존과 번식이 생명체의 가장 중대한 목적임을 본성에 새겨 놓았다
그 영원한 사명을 위해 암수라는 양성을 분리하여 서로 합일하는 구조를 만들고 상대에 이끌리도록 마법의 성애를 향유하게 된다

뜰에 핀 여러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로 번식의 상대를 유혹하면 사랑의 중개자가 합일의 의례에 참여하여 성사를 시키고 댓가를 받는다

이맘 때만 되면 꽃 속에 얼굴을 박고 정신없이 꿀을 따며 화분을 매개하는 벌이 매우 많았었다 벌들이 떼를 지어 몰려와서 왕왕거리며 분주한 봄날이었는데........
벌이 잘 안보인다 어쩌다 몇 마리를 보긴 하지만 예년과는 비교도 되지않을만큼 줄었다
양봉업자들의 손익 문제가 아니라 환경문제의 한 단면으로 매우 우려가 된다
복잡미묘한 생태계의 질서와 균형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자연의 경고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만발한 꽃이 지천이고 향기가 진한데도 오지 않는구나
꽃에다 얼굴을 파묻고 정신없이 꿀을 채집하던 그 많던 일벌들은 어디로 갔는지, 무얼하는지 알 수가 없구나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구마 심는 날  (1) 2023.05.06
등나무와 양철지붕  (0) 2023.05.04
꽃 한 무더기의 행복  (0) 2023.04.30
민들레 씨앗의 비행  (0) 2023.04.28
강냉이 알맹이를 까며  (0) 2023.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