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다
(자연인으로서 내가 나에게 전하는 짧은 순간의 메시지다)
방금 비행선을 탄
민들레 씨앗 하나가
내 창문을 기웃거리다
착륙이 적절하지 않아
상승 기류를 타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돌려 비행한다
출발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근처의 어느 민들레가 띄운 비행선의 이주 프로젝트가 확실하다
민들레라는 이 종은 태생지를 떠나 최대한 멀리 종을 번식 시켜 온 세계를 점령하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성능이 매우 뛰어난 비행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하고 있다
이 비행체의 추진력은 자연 바람을 이용하는 것인데 낙하산과 비행체의 장점을 취한 신의 비행체라는 찬사를 받는다
신천지를 찾아 나선 비행을 하다가 창문이라는 벽에 부딪쳐 기수를 돌린 한 순간의 현상을 유심히 바라본 것이다
날개가 없는 민들레 씨앗은 창공을 유영하는 노마드다
신천지를 찾아 운명이 이끄는대로 순응하는 노마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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