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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해당화 피어나고

붉은 해당화가 피어난다
해당화는 정원에서 사람들의 총애를 받을만한 용모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잔가시 투성이인데다 잎이 얇고 단조로워 잔바람결에도 구겨지고 접혀 단정하지가 않다
더구나 가시덤불로 무성하게 자라니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다

그래서 해당화는 섬이나 황무지 같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오히려 자유롭게 번성한다

해당화는 이렇게 항변한다
"우리는 태생적인 고유한 본성을 따르지요 가시가 있다고 해서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품은 적 없는 운명적 조건인 것이고 한 번도 이를 원망해 본 적도 없지요 우리를 있는 그대로 보아 주세요 우린 사람들의 손길과 눈길보다 우리 만의 정체성을 소중히 여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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