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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좀씀바귀

좀씀바귀가 노오란 꽃을 피우고 바람에 흔들린다 작다고 붙인 좀이란 접두어가 붙었다

작고 동그란 얼굴, 밝고 환한 표정 그 어디에도 찌푸린 구석이란 없구나
크고 화려해서 늘씬한 모델처럼 생기지 못한 네게 시선을 집중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나는 온 마음을 모아 너를 대면하고 있지

언젠가 누가 널 보고 잡초와 구별이 안된다 하길래 네게 미안했단다
누구에게는 꽃도 잡초고 잡초도 꽃이 된다는 말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네 이름을 알고 네 습성을 알고 호감을 가지면 잡초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지

너는 까탈스럽지 않아 아무데서나 잘 자라니 사람들은 지피식물로 이용하기도 하지
나도 그런 네 탁월한 능력을 알고 오래 전에 한 줌 옮겨심은 것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구나

한 포기는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집단적으로 마을을 이루어 당당히 세를 이루는 걸 보면 강인한 코나투스를 가지고 있구나
아름다움은 굳이 보석을 달고 화려한 치장을 하지 않고 단순한 차림만으로도 가능하다고 하는구나

네가 무리지어 피어나는 곳은 어린이들 놀이터 같은 느낌이 드는구나
또래의 아이들이 제 마음껏 뛰어놀며 재잘대는 유쾌한 기분,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 중심도 주변도 없는 대동의 현장이구나
귀여운 아이들의 축제에 내가초대받아 함께 즐거워하고 미소를 머금게 하는구나
너는 나에게 다가와 아름다운 꽃이 되고 나에게 기쁨을 안겨주는구나

좀씀바귀!
오월 하늘 아래 마당에 노는 병아리들 같은......
노란 모자를 쓴 유치원 아이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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