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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젤렌스키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존경심과 안스러움이 뒤섞여 있다

전쟁처럼 한 국가의 국민들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다 주는 참사가 있을까?
군인들만이 아니라 민간인들마저 살상으로 인권이 유린 당하며 삶의 보금자리마저 잃고 난민의 신세로 전락하는 비극을 당사자가 아닌 우리는 피상적으로 알 뿐이다
그런 나라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책임과 고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젤레스키 대통령은 양복을 입지 않고 군복과 유사한 차림을 유지하는 것만 보아도 그의 심경을 엿볼 수 있다  군통수권자로서 결연한 각오는 눈에서 내뿜는 결기에서도 느껴진다
군인은 전장에서 싸우지만 대통령은 외교로 우방국을 확보하고 온갖 지원을 받으며 나토에 가입하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안다
그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조국을 구해야 하는 지도자로서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과 결연한 의지로 대응하는 모습이 보여 존경심이 돋아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연민도 적지 않다
러시아라는 강대국의 침략에 맞서기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끝까지 저항하는 것이 온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린다
수많은 전상자가 나오고 교전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기약없는 전쟁을 수행하는 책임자의 고뇌가 안스럽다 한 인간으로서 전사자의 숱한 주검 앞에서 눈물조차 보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전투에서 졌다고 패배를 시인할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여 행한 연설의 한 대목이 그들의 가슴을 파고 들었을 것이다
우리도 70여년 전에 전쟁을 치렀으며 전쟁을 딛고 일어서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라는 것이다
같은 처지를 겪은 우리의 격려가 그저 레토릭이 아니라 진심을 담고 있어 그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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