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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사다리를 세우며

감나무 전정을 하려고 사다리를 세우는 중이다
별 것 아닌 일 같아 보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무가 높아서 A자 모양의 사다리를 직선 모양으로 세워서 분지된 지점에 걸쳐야 안정된 자세가 된다
알루미늄 사다리라 중심부에서 들면 크게 무겁지는 않은데 그럴 수가 없다 중심이 사람 키를 훨씬 넘어 있어서 힘을 쓰기가 쉽지 않다 여러 번을 뒤뚱거리다가 넘어질 뻔 하며 용을 쓰다가 겨우 걸쳐 놓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겨우 세우는데 성공했다 나중에 올라가서 줄로 단단히 고정해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그냥 사다리를 나무에 걸친 일을 가지고 마치 큰 공을 세운 것처럼 말하는 것이 표현의 과잉인 것이 분명하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경험에서 엳는 것이 자체로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업 과정을 세밀히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일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그런 과정보다는 결과로 얻어지는 이득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작업의 과정을 결과물 산출을 위한 종속적 절차로 여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일 자체에 대한 집중도나 관심, 흥미가 줄어들게 된다
놀이의 노동의 근 본적인 차이는

이런 소소한 경험에서도 얻을 수 있는 작은 희열이 있다
과정을 잘게 쪼개어 보면 성취되는 뿌듯함이 오기 때문이다 놀이의 즐거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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