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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죽림일우

죽림칠현의 고사가 있다는데
우리 집 뒤에도 죽림이 무성하지만 나는 감히 현자의 발뒷꿈치에도 들지 못하니
'그래^ 죽림일우(竹林一愚)라고 하자 껄껄'

옛날에는 초야에서 은거하기가 용이했지만 요즘은 엄밀한 의미로 초야가 있을 수 없다 칠현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전파라던가 SNS 같은 기이한 것들이 대나무 가지 사이로 파고드니 말이다
죽림칠현을 현실도피자라고도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만한 일은 아니다
항거하기 어려운 현실에 적절히 거리를 두면서 신변을 보호하며 양심의 자유를 지키는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흔히 '행동하는 양심'을 주장하며 현실 정치에 참여를 종용하는 논리도 있지만 그것은 권장 수준인 것이다
말과 행동으로 반대를 하지 않아도 침묵의 저항이 있을 수 있으며 직접적인 정치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이를테면 교육, 종교, 예술 등으로 단순한 저항과 반대의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차원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피하는 일이야 가능하지가 않지만 부유하는 천박한무리들에게 중심을 잃고 휩쓸려서는 안되겠다
선거철이 되니 정치바람 소리가 시끌벅적하고 재미도 쏠쏠하다 또 권력을 향하는 인간의 본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일부 정치인들의 비열하고 몰상식은 우리 사회의 가치기준을 통째로 흔들고 대중들의 정치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초래한다
권력의 곁불을 쬐기 위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추잡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죽림의 어리석은 촌부 하나가 탄식을 하며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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