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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도깨비 笑考

 

 

도깨비 笑考 


‘사람을 홀리는 기라, 으슥한 밤길에서 겁쟁이들을 . 뉘는 밤새도록 씨름하다가.....


날이 밝아서 보니 빗자루 몽뎅이라 카더라. 도깨비가 씨름을 하자고 하면


왼배지기를 하거래이.’


 

의식의 심연에 침전되어 말라붙은 유년의 설화 속의 도깨비가


도대체 무슨 연고로, 되살아나 부상(浮上)하는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네.


  

아예 집을 점령하려는지, 변신의 귀재라더니


장승이 된 도깨비 왕초가 눈을 부라리며 떡 버티고 섰고


귀면을 한 나무토막이 안방을 차지하더니


심지어 컴퓨터에 상주하며 妖術을 부리는데


 

요새는 눈만 슬쩍 붙였다하면 비봉사몽간에 수작을 걸어와


샅바를 잡고 번쩍 들었다가 공중으로 몇 바퀴를 돌리는지,


시궁창으로 휙 던져 버리는 통에 뼈가 흩어지고, 얼이 빠져,


깨어나서도 어깨놀이가 쳐지고 한숨을 토해내는 일이 잦네.


  

진화된 신종 도깨비들의 짓이었어.


영악해지는 사람들 머리 꼭대기에서 펄펄 날더라구.


유, 무형 변신술은 기본이고, 인간 심리를 꿰뚫어 보는 초능력에


IT, SNS, 컴퓨터, 전자오락도 사람 뺨 칠 정도라더군.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거나, 쉬쉬하며 감추거나,


황당무계한 일들의 배후에는 도깨비들의 농간이 있는거라구. 

 


도덕이니 상식은 조롱의 대상


뒷통수를 치는 교묘한 수법


재산, 권력, 애욕의 아킬레스근을 노린다네.


 

내림마루에 귀면와를 세워두고 바라보며


잡귀를 쫒던 선인들처럼


담대하게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살펴


반석처럼 무게 중심을 잃지 말게.


 


 


 


잊지말게. 왼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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