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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어리석음과 현명함 사이

온 힘을 다해서 오함마질을 열 번 이상 해야 손바닥만한 콘크리트가 깨져 나온다
헉헉^^ 숨이 차올라 지속적으로 오함마질을 하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내막을 알면 나를 바보라고  할 것이다 자기 토지 20여 평을  근 20년동안이나 뒷집이 사용하도록 하고
허락도 받지 않고 설치한 콘크리트를 원상 회복 하느라 저 고생이니 쯧쯧.........
두어 평 정도를 며칠동안 깨내는 중인데 며칠 전에는 자루가 부러진 쇠뭉치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기도 했으니 바보가 아닌가!


남들이 볼 때는 그렇지만 당사자인 내 생각은 다르다
뒷집 노인은 먹고 살려고 인척의 땅에서 소 두세 마리를 키우며 살았고 나는 우분 냄새를 견디며 살았다
고향의 선배이자 가난한 이웃에게 선의를 충분히 베풀었으나 재작년부터  펜스를 쳐서 경계를 분명히 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소를 기르지 않게 되었다

노인의 생존권과 나의 생활권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내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논리 하나가 있어서 짜증이 나도 참을 수 있었다
큰 어리석음이다(大愚)
어리석음과 현명함은 서로 통한다
어리석어서 현명할 수도 있고 똑똑해서 오히려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바보도 때로는 군자 같은 현명함을 가지고 영리한 사람도 때로는 바보보다 못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생존권이 생활권보다 우선한다는 휴머니즘적 가치와 실익보다 덕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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