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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땅두릅을 캐며

땅두릅을 처음으로 수확하는 기쁨이 크다
작년에 처음으로 심었는데 친구와 수승대에서 큰 뿌리 한 포기를 캐내서 여러 포기로 나누어 심은 것이다
무엇이든 처음으로 하는 일은 설렘이 있다  
호기심과 기대감은 경험을 부풀게 하는 이스트다
땅에 묻힌 하얀 뿌리 줄기와 지상에 피어난 잎이 마치 땅에서 캔 버섯 같기도 하다 땅을 조금 파내서 칼을 넣어 싹둑 잘라내는데도 또 묻어두면 얼마 후에 올라온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아니.....고작해야 땅두릅 열댓 개를 땄다고 저리 호들갑을 떠는가?'라는 퉁명스런 반응은  상상력이 빈곤한 목석 같은 사람일 것이다
초심의 눈으로 초심의 가슴으로 사물을 대하면 하찮아 보이는 사물이나 일에 작은 기쁨이나 보람 등과 같은 보석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세수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사소하고 반복적인 일상 안에서도 그 의미를 새롭게 찾으며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살이 통통히 오른 하얀 땅두릅 기둥을 데치며 잘 익었을까 확인하느라 냄비 뚜껑을 여러 번 열어보고 길게 잘라서 초장에 찍어 먹으며 뇌리에서 반응하는 맛을 주목해 본다
으음....두릅 맛과도 다른 독특한 향이 나네 눈개승마와도 맛이 다르네
다 먹지 말고 절반은 친구와 나누어 먹어아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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