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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비에 젖은 진달래

진달래 개화 소식을 듣고  뒷산에 오른다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날, 진달래는 온통 젖은 적삼을 여미고 있다
아직도 냉기를 죄다 떨쳐내지 못한 바람에 여윈 몸과 입술이 파르르 떤다

부귀영화를 누리는 꽃들은 화려한 색에 풍성한 풍채, 독특한 모양새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운수가 좋으면 대갓집 뜰에 초대도 받는다
이름이야 곱지만 진달래는 산의 후미진 곳에서도 원망하지 않고 소박하게 꽃을 피운다 갑남을녀들의 관심과 사랑 따위는 이미 체념한듯 욕심없는 꽃이다

진달래는 풍성하고 화려한 정열보다는 은은하고 소박하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을 정겨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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