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 입신양명한 바위가 있다네
귀공자처럼 풍채가 준수하여 예사스런 것들이 부러워하고 우러러 본다네
펑퍼짐하기라도 하면 행인들 쉼터라도 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혹부리처럼 울퉁불퉁하거나 괴상하여 그 연유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전설이 있다면 그 또한 다행이겠다
애석하게도 어느 한 구석 내세울만한 장삼이사 같은 바위들은 천 만년 외로움에 몸서리 질 것이 아닌가
태생이 귀족의 성골이라 억만년 세월의 왕궁을 떠받치는 대여섯 각의 기둥이로다
조물주의 신기로 깎아 세워 놓았구나
산 아래 수많은 인구의 입에 회자되며 무등산에 오른다
우뚝 선 입석 앞에서 시원한 눈맛이라며 탄성을 토하더니 무의식 중에 출세를 기원하는구나
청곡의 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