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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옥수수를 거두며

옥수수를 딴다
연중 가장 혹서기에 수확하는 옥수수는 바캉스 시즌의 길거리 판매대에 오르는 상품이 된다
우리 밭에서 거둔 옥수수는 상품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턱없이 작고 열등하다
내 능력으로는 그런 상품을 생산할 수도 없고 그럴 의도도 전혀 없다

그러나 이 작은 텃밭은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사유하고 체험하게 한다
비록 하찮은 생산물이지만 옥수수의 씨뿌림에서 수확까지의 전 과정에 조력하고 관찰하게 됨으로써 누리는 보람과 즐거움이 크다

옥수수 깡탱이도 쓸모가 있다


밭을 일구며 땀 흘리고,
씨앗의 발아에 기뻐하고, 송곳니 같은 씨앗을 묻으며 꿈 꾸고, 하루하루 돋우는 키를 눈에 매기고, 꽃 피고 벌이 날아오고, 훌쩍 큰 키에 수염이 생기며 전원의 동반자가 되어주던 옥수수다

오늘 딴 옥수수는 알맹이가 야물어 밥 지을 때 넣자고 하여 알맹이를 깐다
압력 밥솥에서 푹 삶으면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알맹이를 빼낸 깡탱이(?)는 수염과 함께 우려내면 치주염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쓰레기가 아닌 새 용도로 사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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