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못으로 공급되는 수관에 이상이 생겨 연못이 고립되고 폐쇄되어 있다 물자체로 정화 작용을 할 수 없어 당연히 녹조가 활개를 치다가 뒤엉켜 있고 이제 시뻘건 토사물이 배어나온다
나 몰라라며 눈길을 거두고 지나치는 길에 놀란 개구리들이 응급결에 투신한다
연못가에 앉아서 낙수 소리를 들으며 고요히 마음을 가라앉히던 곳인데 상황이 바뀌어 있다
이럴 때 보면 한결 같은 마음이 실종되고 가볍고 경솔하기도 하니 멋적다
그런데 연꽃 한 송이가 내 눈을 번쩍 뜨게 만든다
염화시중의 미소처럼 나에게 깨우침을 준다
물이 끊긴 연못의 오수를 정화하려고 주야장천으로 마을 졸이던 수련이 있어 그나마 연못의 명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랬구나 그랬어
그런 줄도 모르고 무심히 대하던 내 잘못이 크구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은가?
혼탁해진 물을 퍼내고 침전물들을 걷어내고 임시방편으로 물을 흘러넣어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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