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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뜰을 손질하며

추분이 되어서야 큰 비가 내리고 날씨가 시원해져 미루어 두었던 뜰 손질을 한다
유난히 더웠던 날씨에 초목들은 제 세상인냥  활개를 뻗는다 마구 웃자라나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단정하고 말끔하지 않으니 자연히 발길이 뜸해진다
이러니 어떤 이들은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콘크리트를 포설하기도 하니 그 심정을 조금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그럴 것 같으면 전원 생활의 참맛을 모르는 것이다


낫으로 풀을 베고 트리머로 나무 수형을 다듬으며 땀 흘리고 나름대로 멋을 내봄으로써 정원의 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은 사람의 손길보다는 자유롭게 생육하기를 원하지만 한정된 주택의 뜰에서는 말끔하고 단정하게 다듬고 싶은 욕망을 뿌리칠 수 없다


무위와 인위의 상충이 발생하지만 한정된 범위에서 아름답게 가꾸고 싶다
나무를 방치하면 몇 해만 지나도 수고가 높아지고 가지가 벌어서 그늘이 지고 다른 나무들이 생장하기가 어려워 너무 자라지 않도록 잔손질이 필요하다
영산홍이나 꽝꽝나무, 주목은 장독처럼 둥글게 전지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일반적이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억지로 힘들게 하는 고역이 결코 아니다
직접 해 본 사람들은 이 작업이 주는 보상 효과를 잘 안다
일류 정원사를 고용해서 했다면 외형적으로는 훌륭하겠지만 내적 보상은 직접 하는 것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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