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생활의 즐거움

홀연히 석산이 피고

오늘 이 비를 반기지 않는 이가 있으랴
추석이 지나도 식지 않는 열기에 지치다 못해 서서히 조여오는 기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지표면의 열기를 식혀주고 메말랐던 땅을 흠뻑 적셔줄 것이다
우산을 받치고 감성적인 음악을 들으며 뜰을 거닐다 자갈 틈새에 자란 잡초를 뽑아낸다
입구 한 켠에서 석산 한 송이가 활개를 펼치며 비를 맞고 있다
있는듯 없는듯하다가 홀연히 등장하는 추억 속의 옛 사랑 같은 꽃이다  
정열의 춤사위랄까, 사모하는 님에 대한 단심이랄까

옆에서 자라는 유홍초 틈바구니에서도 짜증내는 기색도 없이 잘 어울린다
서로 너 참 귀엽다며 칭찬해 준다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산과 나비  (3) 2024.09.27
뜰을 손질하며  (0) 2024.09.22
층꽃을 선물 받으며  (1) 2024.09.19
유홍초  (1) 2024.09.08
봉선화 씨방은 부풀고  (1)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