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때에 되풀이 되는 일 중의 하나가 토란을 캐고 토란대 껍질을 벗기고 말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이 외형적으로 보면 단순한 노동의 차원에 머무를 수도 있지만 사유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값진 시간이고 경험임을 체험하게 된다
세인들은 토란을 재배하고수확하고 껍질을 벗겨 파는 일과 세부 방법적인 정보와 음식을 조리하는 일 등에 집중된다
나라고 해서 그런데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하고 지루한 반복적 행위를 통해서 얻어지는 정신적 사유가 삶의 새로운 가치와 자연에 대한 감사로 이어지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그리고 이런 육체적 활동과 정신적 사유의 밀접한 동반이 만들어내는 소서사 즉 작은 이야기인 것이다
오늘은 토란을 캔다
두툼하게 올린 밭두둑에 씌운 비닐을 걷고 네발쇠스랑을 뿌리 근처에 대고 몇 번이나 힘껏 발로 눌러 젖힌다
지난 오월, 토란 종구 한 알을 묻어두고 싹을 틔워 머리를 내밀자 내가 환호하고, 물조리개로 매일 물을 흠뻑 주는 물을 받아 마시며 키를 키우고 크고 둥근 잎으로 응답하며 자라던 토란이 지하에서 알차고 실한 덩이뿌리를 만들고 그걸 돌려준다
내 사랑과 땀에 결실로 보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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