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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고숲정 단풍길

11월 중순인데 고숲정 길가의 가로수 단풍이 곱다
평소부터 눈여겨 는 단풍이 고운 길이라 차를 잠시 세우고 고운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서쪽 하늘에 물드는 일몰의 석양처럼 낙엽도 황혼으로 물든다
태양도 나무들도 시간의  가을 흐른다
발 없는 나무들이 대자연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법을 관조해 보면 처절하고 숭고한 감동이 배어나온다
생존하기 위해 전존재적 결단으로 생존방식을 혁신하는 나무들이다

볕은 온기를 잃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대지에 황량한 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에 너무는 수도자가 된다  
수난과 고통을 견디며 내면의 성장과 새 봄의 희망을 꿈꾼다

가지마다 수많은 녹색의 손을 펴서 햇빛을 모으며 생장의 가쁜 숨을 모아쉬던 날들이 지나고 이제 안식에 들려고 한다
외부 세계의 변화에 생체 리듬을 조절하며 대처하는 식물들의 생명에의 의지는 외경심을 불러온다
지체요 분신인 잎들을 버리며 절제와 고독과 고통으로 이행하려는 나무들의 마지막 잎은 노을처럼  곱고 붉다 정념의 불꽃을 곱게도 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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