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하우스에 비닐을 펴고 고정 시키는 작업을 하는 과정이 즐겁다
휘트니 휴스턴의 팝송을 들으며 어깨춤이 나오려 한다
이 일은 일상에 예속된, 피할 수 없는 작업이 아니라,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내 자유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라는 전제를 가진다
급하거나 절박한 사정이 있어서 꼭 오늘, 몇 시간만에 해야 할 작업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상당한 융통성을 둔다
작업은 외부 세계를 내 용도에 맞게 변화 시키는 것이며 적절한 도구를 필요로 한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고, 사철을 자르는 컷트기도 필요하다 알루미늄 홈에 지그재그로 꽉 끼인 사철을 분해하자니 이름은 모르지만 반생을 돌리는 요 공구가 적격이다
그 작업에 딱 맞는 공구나 도구가 아니더라도 임시로 변용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 돔형 지붕을 덮을 비닐이 가로세로 10m가 있어야 해서 인터넷 주문을 한다
햇빛을 투과시키고 바람을 막아주는 소재인 비닐의 효용성을 한 세기 이전의 인류는 누리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니 구입하는 비용이 덜 아깝다
가벼운 알루미늄 막대 가운데 홈을 만들어 물결 모양의 철사(사철)를 끼우면 강한 장력이 생겨 비닐을 고정 시킨다 이런 물리적 원리를 이용해서 사철이란 제품을 만든 개인이나 기업의 창의성에 엄지척을 한다
그런 힘이 시장경제를 발전 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혼자서 작업을 하며 별의별 생각들을 하니 지루함이나 피곤함이 밀려들 틈이 없다
일하는 것과 놀이하는 것과 따로 경계가 없다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수기와 보일러 교체 (1) | 2024.12.12 |
---|---|
첫눈이 내리고 (0) | 2024.11.27 |
지오돔에 비닐 씌우기 (0) | 2024.11.23 |
호미를 든 호작질 (0) | 2024.11.20 |
고숲정 단풍길 (1) | 2024.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