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읍에 나갔다가 한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 발길을 향한 곳이 내 모교다
거창대성중, 거창대성고인데 큰 도로에서 근성으로 바라보기만 하다가 오늘은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본다
반세기가 흐른 모교는 외형적인 건물이 변화가 되어 낯선 중에도 어렴풋이 떠오르는 예전의 기억이 살아나는 곳이 있기도 하다
중고등학교를 읍에서 다니기 위해 6년동안 자취를 해야했던 시절을 회고해 본다
요즘 시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고생길이었다
매주 한 번, 18km 떨어진 집으로 가서 식량과 부식, 장작, 약간의 용돈을 타오며 춥고 배고픈 경험도 했다
형편없는 반찬, 겨울의 냉돌방, 불편한 취사에다 부모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생활이었지만 어린 우리는 꿈을 키우는 과정에서 겪는 당연한 고난으로 받아들였다
용돈을 탈 때마다 이웃에 돈을 꾸러 다니는 어머니의 난감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성적이 내릴 때는 부모님을 대할 걱정이 태산 같았던 아득한 추억이 떠오른다
모교 교정을 걸으니 고교생이 인사를 하기도 하는데 손주 같은 후배다
몇 회가 졸업했느냐고 물으니 59회란다
모교는 농어촌고등학교로 명문대 진학율이 꽤나 명성를 떨치고 있어 입학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모교는 양재원 이사장님이 해운사업으로 성공하여 고향에 세운 사립학교다 당시의 양락 교장 선생님은 보강 시간에 수업을 자청하여 인성교육을 더러 하셨고 김한영 교감선생님은 영어 단어와 숙어를 매칭한 영어 수업을 하섰던 기억이 새롭다 다른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교정을 걸으니 여러 은사님들의 엄하고, 열정에 찬 모습이며 친구들 얼굴이 떠오른다
은사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겠다
그리고 모교의 후배들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익히며 상급학교에도 잘 진학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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