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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철이 든다는 것 - 즉자와 대자

오래전에 어른들은 아이가 제 멋대로 행동할 때 철이 들어야 한다며 훈계를 했다
사리 분별을 하는 판단력을 상징하는 일상 용어다
사람이 철이 든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성숙되어 가는 과정이다
어린 아이는 저 밖에 모르지만 성숙하면서 타인의 존재를 깨달으면서 생각을 조금씩 바꾸고 행동을 고쳐나가게 된다

이 말의 맥락을 따라가다 <대자적>이라는 개념과 이와 쌍을 이루는 즉자 개념에 이르게 되고 자연스럽게 헤겔의 변증법에 접근하게 된다
이런 원리를 헤겔은 즉자적인 상태에서 대자적인 상태로 지양되는 것 다시 말해서 양자 간의 대립과 투쟁을 거치며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는 정신의 자기 실현 과정이라고 한다
이 즉자-대자라는 개념은 존재론적 차원만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과 행동에도 적용될 수 있다
즉자적인 것은 의식이나 행동이 자기 자신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고 대자적인 것은 자신을 넘어 타자를 향하는 것이다
우리는 즉자적 존재로 살면서 대자적 존재로 살아간다
즉자적 존재에서 대자적 존재로 그것이 새로운 즉자-대자의 관계로 지양된다
헤겔은 정신이 자신을 대상화하고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실현을 한다는 것이다 즉 즉자적 단계에서는 정신이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대자적 단계에서는 자신을 자유로운 주체로 발전하게 된다

헤겔의 즉자-대자 개념을 사르트르는 인간의 실존 문제에 적용한다
인간은 즉자적 존재에 머물러있지 않고 대자적 관계로 나아가며 자유와 본질을 찾아가지만 이에 따른 불안과 고통을 이겨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존의 딜레마인 것이다

이제 새 해가 되는데 나이 먹는다고 자동으로 철이 드는 건 아니다
좀더 철이 들어야할텐데........
그래,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인생의 숙제다 고요히 내면에 침잠하며 살펴보자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처하고 있는 현실세계와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마치 보물섬을 찾아가는 탐험가처럼,
인생의 사막에서 보물을 찾는 어린 왕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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