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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존재하는 삶의 조건

 

창틈으로 눈부신 햇살이 나를 잠에서 깨우고

 뜰에 퍼지는 오월의 햇살을 보며

자유인의 기지개를 켠다.

 

새로운 하루, 한번도 가보지 못한

오늘이 나를  맞이한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오늘이 텅 비어있다.

 자유 속의 충만감으로 시작하는 하루다.

 

 

 

 

 

5년 전 퇴직은 

존재하는 삶을 살기 위해 선택한  결단이었다.

가치있는 삶을 찾아나선 도전이었다

 

진정한 자유와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삶의 극적인 반전으로서 조기 퇴직을 선택한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실존의 전제 조건으로서

자유와 독립 그리고 비판적 이성을

내세운 바 있지 않던가?

 

여러 현실적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포항과 거창 양쪽에서 이중적 살림을 하면서

때로는 홀아비로 살아야하는 불편까지 감수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고 자신을 채찍질했었다.

 

 

 

 

진정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능동성을 지향하는 삶이리라.

소외된 능동성에서는 진정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외되지 않은 능동적 활동을 할 때

나는 <나 자신>을 내 활동의 주체로서 경험하는 것이다.

 

내 작은 소망이었던 작은 목공방은

그 누구도 제한하거나 간섭할 수 없는

나만의 독자성과 주체성의 바탕 위에서

때로는 고역이지만 순전히 자발적 동기에서

 고도의 집중과 열정으로

생산하는 능동성의 과정이다.

 

 

 

 

 

 

한 친구가 무심결에 하는 말이

‘너 같이 늘 노는 사람’이란 말을 듣고

“야! 꼭 돈을 벌어야 안 노는 것이냐?” 하며

어이없다며 피식 웃고 말았지만.......

 

 

내가 지극 정성으로 가꾸는 꽃과 나무가 있는 뜰에서,

화목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시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자연의 섭리와 아름다움을 관조하거나,

 

목공이나 텃밭가꾸기 등과 같은 가치있는 노동을 통해

자신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성찰로 이어지거나

 

일상에서 직접 체험하는 주옥 같은  내적 체험들을

몇 줄의 글로서 표현하는 일들이야말로

소외되지 않은 진정한 생산적 능동성이다.

 

 

 

 

 

생산적인 능동성이 반드시 예술 작품이나

과학적 창조 등과 같은 유용한 결과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내적 활동의 상태로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생산적인 사람들은 그가 접하는  것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다.

자신과 능력을 키우고 타인이나 사물에 대해서도 생명을 불어 넣는다 

 

늘 바쁘다고 말하는 벗이여!

단순한 분주함은 소외된 능동성이며

생산성이란 면에서 그것은 수동성에 불과할 뿐이네.

 

 

 

 

 

 

나는 블로그 활동을 즐기는  blogger이다.

 

그러나  나는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그를 지향하지 않는다.

그런데는 관심도 능력도 없다.

 

다만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내 삶의 소중한 한 부분들을

기록하고, 평가하고, 향유하며

참으로 실존하는 삶을 통해  행복과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블로그는 내 일상을 윤택하게 하는 윤활유가 될 수도 있고

행동의 동인이 될 수 있고, 삶의 결과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는 블로그를 통해

단절되기 쉬운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 보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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