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텃밭에 심을 작물을 고르며 즐거운 고민을 한다
흠뻑 내리는 비는 아니라도 마른 땅 겉면이라도 적시는 비가 내려 우의를 걸치고 모종을 심고 씨를 묻는다
농사가 많으면 즐거움, 신선함을 동반하지 못하고 고역으로 전락할까봐 가용한 넓은 밭은 묵혀둔다
인근에 있는 농원에서 모종을 사오는데 날씨가 안성맞춤이다
농사꾼들은 콧방귀감에 지나지 않을 것이지만 나도 콧방귀로 응수한다
흥^^나도 다 생각이 있단 말이요
고작해야 배추 30포기, 양배추10포기, 콜라비 10포기지만 욕심없는 마음에는 충분한 분량이다
비닐돔 안에는 시금치를, 옥수수 거둔 자리에는 무우를 심을 것이다 단순한 결정이지만 순전히 내 뜻대로 이루어지는 주인의 결정권을 행사한다 시장에서 소비하는 사람들은 이런 생산적 주체에서 소외된다

비를 맞으며 삽질 호미질을 하며 모종들이 자랄 두둑을 짓고 비닐 멀칭을 하며 새 희망,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밭이라는 무대에 오를 모종들은 배우다
나는 농부이고 총연출가요, 관객이다
이들과 함께 뜨거운 태양, 은은한 달빛, 흙과 비와 바람이 혼연일체가 되어 두세 달 공동체의 동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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