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촌 사람들은 이맘 때면 화젯거리가 온통 버섯이다
송이철이 되었냐, kg에 얼마냐 하는 것인데 몸값 비싼 송이와 능이만이 화제에 오른다 다른 버섯들은 싸잡아 잡버섯으로 취급할 뿐이다
송이 가격이 금값 대접을 받을수록 세간의 화제는 더욱 만발을 한다 그런 송이를 먹어본 사람들은 그 사실만으로 자랑을 하기에 바쁘다
송이철에는 세상에 두 부류가 있는 것 처럼....... 송이를 먹은 사람과 못먹은 사람이다
사람들의 심리의 단면이다
나는 송이를 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나 같은 애송이에게 그 귀하신 몸이 나포될리도 없다
그래도 송이가 난다는 산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괜히 송이 욕심내다가 구설수에 오를까 봐서다 남들이 들으면 걱정도 팔자라고 하겠다

연일 비가 내려 촉촉해진 뒷산에 긍금증 하나가 생겨 뒷산에 오른다
외꽃버섯(꾀꼬리버섯)이란 속칭이 오히려 공식명(갈색털뿔나팔버섯)보다 더 잘 통한다
노란색 버섯이 마치 오이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애칭으로 불리는데 찾기도 쉽고 혼동을 일을킬 일도 없어 내 수준에 알맞다며 넉살을 떤다
그런데 여러날 내린 비로 산이 촉촉히 젖어 여러 종류의 버섯들이 엄청 많이 돋아나 있다
예년과 달리 버섯들이 어찌나 많이 돋아났는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여기 저기서 버섯들이 머리를 내밀고
내 이름 알아요?
맞혀봐요
하하 모르는구나
놀리는 소리도 듣긴다
난생 처음 대하는 버섯들이 많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대한다
노란 외꽃버섯, 외대덧버섯, 구름버섯, 밤버섯, 가지버섯....... 같은 속칭 잡버섯이지만 나는 그런 구분을 오히려 속되다고 여기는 낭만주의자다

온 산이 젖어 너희들 천지가 되었구나 땅 속에도 온도와 습도, 양분이 안성맞춤이 될 때까지 기다리던 포자가 꿈을 이루었구나
앞치마를 두르고 가방 하나를 메고 제법 묵직할만큼 여러 버섯을 따가지고 왔다

그런데 유튜브로 버섯을 리뷰해 보는데 아뿔싸^^
채취한 버섯 중에 외대덧버섯(밀버섯)과 모양이 거의 비슷한 삿갓외대버섯이 맹독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사실을 몰랐고 모두 식용인지 알았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외꽃버섯 이외의 모든 버섯은 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버섯이 물기에 허물어져 독버섯을 가려내기가 어려워서다
젠장 채취하느라 두어 시간 손질하는데 두어 시간이 헛수고가 되었지만 안전을 위한 결단이었다
이런 체험도 삶의 소서사로 만들어가면 의미있는 일이다 버섯 수확물에만 관심이 있으면 생존뿐인 삶의 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스스로를 타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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