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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까꼬실

저 어드메 쯤일 거야
진양호 수몰지를 멀리서 조감하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진양 정가 남자 하나

사람의 일생을 하나의 마디로 환산하여 세어보면 나로부터 열다섯 마디를 건너 뛴 직계 선조 한 분이 눈물로 작별한 마을이 저 잔잔한 수면 아래에 있다지

흐음
비옥한 전답 아래로 푸른 물이 흐르던 대지에 일가들이 미풍양속으로 교유하며 넉넉히 살았던 까꼬실이라지
가이곡리(加耳谷里),가이곡리(佳耳谷里), 가이곡면(加伊谷面), 가귀곡면(加貴谷面), 귀곡리(貴谷里), 귀곡동으로 세월따라 바뀌던 정겨운 이름


정 순과 정 린 할아버지 형제,
선조들의 본향을 등지며 눈물로 재배하며 선영에 사죄하고 아우는 고령에 형은 안의현(현 거창군 북상면 농산리)으로 향했다지
왜구들의 침략을 피하여 내륙 깊숙히 피신한 것이라네
세거지의 입향조가 되어 많은 후손들로 가문을 일구었다네


흐음 그러니까 그 이주 1세대의 손자들이 임란에 참전해 순절한 것이로구나
안의에서 정용 의사가 조카 둘(정익주, 정광주)과 고령에서 종조카(정이례, 정상례)둘과 함께  2차 진주성 교전(1593.6.29)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싸우다가 촉석에 투신하며 장렬히 전사하신 충의의 가문이로다
선대의 보금자리를 빼앗긴 한이 서려 죽음을 불사한 항거라네

할아버님
할아버님의 16세손 하나가 타임머신을 타고 처자식을 데리고 거창에서 달려왔습니다
그리운 본향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이상향에서 해후합니다

진주 유등축제에 구경하러 왔다가 꼬까실이 잘 보이는 언덕에 서 있습니다
제 마음의 호수에 까꼬실이 잠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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