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휠덜린이란 독일의 시인, 소설가이자 철학자가 내 사유의 세계에 가끔 등장한다
나에게 그의 이미지는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지못한 불우한 어린 시절, 가난과 정신착란증으로 고통 받았던 말년의 시련 속에서 꽃 피운 낭만주의적 감성이다
한병철이 들려주는 휠덜린의 낭만주의를 오래 기억하며 내 삶 속으로 끌어들이고 싶다
낭만주의는 나와 세계 사이에 분쟁이 없어지는 것이다 세계는 조화로운 아름다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명석하고 합리적인 이성보다 더 높은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담과 하와의 에덴동산이 그런 조화와 평화의 상징이다
그래서 인간은 아름답고 조화로운 자연과 통일을 이루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의 존재를 Seyn이라는 고유한 표기를 하여 일반적인 존재를 뜻하는 독일어 Sein과 구별한다
현대인들은 행위하기에 더 익숙하다 존재하기는 뒤로 밀려난 느낌을 준다 존재하기는 행위하지 않는 자들의 소극성이나 소심함인 것 처럼 여기기도 한다
행위하는 이들은 우주와 세계를 대하는 방식이 인간 위주다 인간이 그 관계의 중심에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인간과 자연 사이에 분쟁이 생긴다 진정으로 하나되는 Seyn 에 이르지 못하며 축복 받은 존재에서 이탈되고 만다
우리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구조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자유와 풍요를 최대한으로 누리기 위해 낭만주의를 역사의 박물관으로 유폐 시켜 놓았다
고요한 관조와 사유는 치열한 행위에서 도피하는 비현실로 여기며 절간이나 수도원의 전유물인 것 처럼 여긴다
낭만주의를 철 지난 비현실주의자들의 이데올르기로 여기는 것이 옳을까?
천지를 창조한 하느님은 엿새동안 천지만물을 만드느라 분주하였다 그 마지막 날에는 쉬었다 만든 것들을 바라보며 매우 기뻐하며 안식일로 삼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