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 영화 한 편(빅 컨츄리)을 시청한다
좋은 영화는 깊은 울림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데 바로 이런 영화일 것이다
그 중의 한 장면을 사유의 시선으로 들여다 본다
두 목장주가 소 떼를 먹일 물 문제로 대립과 갈등을 겪는데 그 구조를 화해와 평화로 이끄는 신념에 찬 주인공의 서사시다
두 목장주인 벌 아이비스와 찰스 빅포드는 이기적 욕망을 추종하여 상대를 원수로 여기며 공존과 화해를 하지 못하는 기존의 악질적인 구조요 폐습이다
이 때 소령(빅 포드)의 딸의 약혼자인 맥케이(그레고리 펙)가 이 고착적인 구조를 깨고 평화로운 구조로 바꾸기 위해 등장한다
그는 기존의 폐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약혼녀와 결별하고 약혼녀의 친구이자 교사인 줄리의 오아시스와 같은 토지를 매입하여 양가의 공존과 평화를 도모하려 한다
목장을 위해 마치 변증법적 대립 구도를 한 차원 높은 포용과 평화로 지양하는 정신의 상승 작용을 보여준다

영화 중의 한 장면이 감동을 준다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 두 사나이가 결투를 벌인다
해너스가의 루퍼스(벌 아이비스)의 아들은 무례하고 난폭하여 총잡이의 규칙을 어긴 자식을 아버지가 사살한다
내심으로는 결투에서 자식이 이기기를 바랐겠지만 자식의 비열한 행동을 응징하는 장면이다 서부의 총잡이들이 생명을 건 결투를 할 때 지켜야 하는 룰이 있다
원칙, 약속, 공정, 정의의 가치를 훼손한 자식마저 응징하는 그들의 신사도 정신이라는 단호한 가치관이 드러난다
자식을 죽였다는 비정한 아버지가 아니라 공정한 결투의 룰을 벗어난 정의의 심판자가 우선이었던 것이다
유학에서는 아버지가 잘못을 저지르면 세 번을 간하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순종하라고 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준 천륜이라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를 거역해서는 안된다
유학이 우리의 무의식과 잠재 의식에 여전히 남아있는 우리의 의식 구조로 보면 좀 생소하다 서양의 합리적 이성에 의한 단호한 판단이 비록 옳은 처사일지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없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절대적인 옳음을 중시했다면 우리는 관계성을 더 중시한 것이다 영화라는 허구적 상황에서도 이런 상황은 아예 설정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을 총으로 쏜 아버지 루퍼스는 죽은 아들을 품에 안고 안타까워하지만 대의를 위해 비겁한 행동을 하지 않는 정의로 관객들의 마음에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