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은 낮고 평평한데다 여러 알갱이들이 틈이 있어서 물기를 저장하여 뿌리 내린 식물들을 살게 한다
그래서 대지는 평평하고 넓어 모성애로 만물을 부양한다
할 일이 없어 무료해진 내가 흙 바닥에 물을 뿌리다가 돌연히 바위 이마에 뿌린다
뒷뜰에 세워놓은 바위는 천지인 삼재 사상을 본 딴 것인데 하늘을 상징하는 선바위에 이끼가 녹색을 띈 것은 이런 호작질의 결과일 수도 있다
여름에 햇볕이 강하면 바위의 표면은 열을 받아 뜨거워지고 잔 틈바구니의 최소한의 습기로 연명하는 이끼가 새카맣게 타면서도 바위 틈에서 악착 같이 붙어 생명줄을 놓지 않는다
이끼들이 수분을 머금은 바위 틈에 자라는 걸 보면 암벽 등반가를 연상하게 된다
그래서 물을 한 바가지 받아서 바위에 뿌리거나 물조리개로 이마에 뿌려주며 등반가들의 목을 축여주고는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아직 봄볕이 온화하여 바위에 물 세례를 베풀면 이끼들이 초록빛 생기로 반응을 한다
바위의 표면이 단단하고 매끄러워 빈 틈이 없어 보이지만 이끼류들이 물을 머금어 촉촉해지면 바람이 몰아온 흙을 품어 생명의 오아시스가 된다 이제 바위에 구멍이 뚫리고 균열이 생겨 바위가 모성애로 부드러운 품으로 생명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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