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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동계선생의 발자국을 따라

  

오늘도 홀로 걷는다.


 


오늘은 말년의 동계 선생의 발자국을 따라가며


흠모와 추앙을 드리며 선인과 동반하는 역사 기행의 발걸음이다.


동계 선생 종택에서 마항 산길을 따라 모리재로 간다.

 

 

 

 

 

산길을 걸으면서 그가 그랬을 것처럼


그의 고택과 넓은 들판과 현성산이며 까막다리를 뒤돌아보며


나라를  잃은 신하의 비분강개(悲憤慷慨)와 처연한 심정이


교차하는 늙은 신하가 된다.

 

 

 

 

 

저 옆 골짝에 농산 돌부처님의 엷은 미소 여전하고


푸른 솔잎은  솔향을 잃지 않고 사시사철 푸르건만


일진광풍(一陣狂風)에  솔가지가 부러지고


그 향기마저 사방으로 흩날리는구나.

 

 

 

 

 

남한산성의 저항도 무위로 끝나고 강화도가 청군에 함락되어


세자마저 포로가 되니 결국 화친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인조가 청 태종에게 세번 절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끓고 굴욕적인 항복을 하게 되었으니.........


 


풍전등화로구나. 어찌할 것인고


종묘사직이며, 민족의 운명을............


바람마저 한숨을 쏟아내는구나.

 

 

 

 

 

 

 

삼전도에서 당한 민족의 수치와 굴욕과 불충에


올곧은 신하가 어찌 자신의 생명을 돌아보리오.


비분을 참지 못하여 죽으려 했으나


그마저 뜻을 이루지 못하였구나.

 

 

 

 

 

부끄러워 차마 하늘을 올려볼 수가 없었으리라.


신하로서 임금에 대한 도리에 어긋난 죄인이 되었구려.


어찌 사대부로서 국록을 축내며 뭇백성들을 대하리오.

 

 

 

 

 

"나 어디 갔느냐 물으면 某里로 갔다고 하시오."


 


나라 잃은 신하에게 부귀 영화가 있을손가?


이름 없는 산중에서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충성스런 신하로다.

 

 

 

 

 

 

어제 내린 눈이 나무에 소복히 쌓여 설화를 피웠구나.


눈 덮인 길도 지우지 못하는 것은 동계 선생의 발자국이리라.


세월이 흐르고 흘러 낙락장송이 쓰러진다 해도


지워지지 않을 충신의 발자국이리라.

 

 

 

 

 

날개를 펼치며 비상하는듯한  처마는


위풍당당한 선생의 기상이요, 충성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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