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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두류공원에서

 

 

햇살이 따스한 벤치 주변에 머물며 이리저리 뒹굴다가

지루해지면 꼬박꼬박 졸며 머리를 떨구는 두류 공원이다.

 

 

낙엽들이 마른 몸을 서로 비비느라 바스락 거린다.

함께 떨어지고 마르는 同病相憐의 유대로 서로의 몸을 포갠다.

 

 

 

 

 

 

종종 걸음으로 기웃거리던 늙은 비둘기들이 대엿씩 모여 앉더니

전원 합의로 좌판이 펼쳐지며 화투패가 돌아간다.

화투는 지금 이 자리에서 공동의 놀이로 최선이리라.

좌판의 중심이 된 화투패가 요행을 적절히 분배할 것이다.

 

 

 

 

 

평일인데도 오가는 시민들이 발걸음이 활기차고

그들의 웃음은 건강하다.

 

대도시의 공원은 시민들의 요람처럼 포근하다.

영혼이 포근하게 휴식하도록 넉넉하고 포근하게 안아주며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휴식하게 한다.

 

 

 

 

 

문득 공리주의 철학자인 벤덤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원리가 떠오른다.

사회적 富를 시민 모두가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여러 제도적 방법이 있겠지만 이런 시민 공원도 적정한 방법이리라.

 

 

 

 

 

 

아름다운 정원의 수목들이 그늘을 만들고 청정한 쉼터가 되고

문화 공간을 확충하여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운동 시설과 편의 시설을 늘려 모두에게 개방하는 일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사람들이 만나서 놀고 즐기며 사랑이 오가고

새들이 마음껏 날아다니며 노래하고 춤 추며

사람과 자연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가 함께 어울려

아름답고 평화와 행복이 오가는 곳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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