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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는 야구장 유람

 

 

 

 

온 도시가 술렁거린다.


심상찮은 징조는 남정네들의 대폿집에서도 엿보이더라니.......


술잔을 부딪히며 동지적 연대를 확인하더니


전황의 공과功過를 치열하게 분배하고


차후의 전투에서 승리할 계략과 음모를 꾸미고


승리의 환호를 마시고  패배의 치욕을 씻었다.


 


 


첨단 기능을 갖춘 매체들이 동원되어 대중들을 세뇌하며


우매(愚昧)의 늪에다 몰아넣는 거대한 음모가 꾸며낸 엽기적 현상이다.


연일 결전을 독려하는 나팔을 연신 불어대며 화로에 기름을 퍼부었다.


 


 


세찬 바람에 몰려다니는 낙엽처럼 징집된 투사들인양 우루루 쏟아져 들어간다.


이 도시를 침략해 온 외적들과의 결전장은 결기決起가 충천한다.


 


 


 


 


 


 


 


아득한 태고 시대, 수렵의 공동 경험의 원형原型을 내장하고 있는


유전자 X 파일의 파편을 소지한 사람들이 모인다.


이 거대한 굿판에서 파편을 늘어놓고 서서히 퍼즐을 조립하기 시작한다.


 


 


최첨단의 조명과 음향기기들이 설치되어 집단 무의식의 최면에 사용된다.


풍악 장단에 맞추어 무희舞姬가 방울을 흔들며 주문을 왼다.


 


 


문명의 빛이 동트기 이전 그 아득한 원시 부족의 시대로 돌아가자 돌아가.


생사의 기로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우리의 전사들을 축복하세.


돌도끼와 목창으로 무장하여  수렵과 전쟁을 치러야 했던 아득한 기억을 떠올리네.


전사들이여!  굶주린 맹수처럼 포효하며 달려가 승리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를.


나가라. 싸워라. 이겨라.  야생의 잇발로, 순치될 수 없는 야성으로 싸워야 하리.


 


 


 



 


 

 

콜롯세움은 과거의 로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 도시를 수호하고 다른 도시를 공격할 전사들은 현대판 글라디아또르

                                    현대판 콜롯세움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 대신 화려한 조명의 전쟁 놀이


로마의 노예 대신, 이 도시의 영웅들이 등장한다.


 


불사신이 되기 위해 아이언맨이 된 냉혹한 터미네이터!


그들은 이 도시의 수호자요, 승리의 화신이요, 삶과 죽음의 대역들이다.


사느냐, 죽느냐의 양자 택일만이 유일한 선택권인 승부가 엇갈리는 축제의 싸움터.


 


 


 



 


 


 


적진에 차례로 투입되는 공격의 전사들.


강력한 힘을 지닌 불굴의 전사마저도 생사의 기로에서


모든 신경과 세포들이 집중하며 한 순간에 작렬시키는 힘!


 


영웅은 선홍의 핏방울 투성이의 희생을 메고 귀환하여


열광하는 부족들과 살과 피를 나누며


아득한 옛날의 집단 경험을 되살린다.


 


 


제 능력만큼 보장되는 공정한 기회.


촘촘하게 매복된 적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로지 힘을 길러야 한다.


제갈공명의 지략은 정신적 힘이요, 천리마의 빠름은 힘의 변형된 형태다.


 


 


힘은 정의다.’


'승리는 선이고 패배는 악이다.'


'힘은 생명, 기쁨이요, 패배는 죽음. 슬픔이다.'


 


 


 


 


 


 


 



 


 


 


많은 전사들이 적진에 배치된 베이스로 가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고 적군은 환호한다.


적진에 배치된 보물섬을 모두 통과하는 전사는 영웅으로 추대된다.


수없이 교차되는 삶과 죽음 앞에 환호하고 비통해 하는 21세기 부족들의 퇴행이다.


 


 


열광과 환희, 치욕과 좌절이 한 순간에 결정되는 운명의 주사위!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삶과 죽음의 본능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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