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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황벽 선사의 一心

 

 

내 주변에는 늘 몇 권의 책이 뒹군다


욕심 많은 아이 손에 들린 노리개처럼 나와 함께 밥을 먹고


나와 함께 배설을 하고 나와 함께 잠이 든다.


내가 머무는 곳마다, 손을 뻗으면 닿는 거리에


비상 대기조처럼 대기하고 있다.


 

 

그 중 몇 권의 책들은 마치 애첩과 같다.

그 때 그 때 기분이 가는대로, 이슥한 밤에,단 둘이서, 오붓하게 

호젓한 안방에서 배를 깔고 누워서 머리 맡에 두고

그 품을 더듬으며 진수를 만끽하려는 한량이다.

조금이라도 싫증이 나면 다른 첩에게로 포르르 날아가는 나비다.

 

 

젠장. 기억력이 형편 없어 며칠 전에 더듬은 품을 오늘 다시 집요하게 헤집고 있다.

책갈피에서 낄낄 거리며 조롱하는 소리가 나올까봐 걱정이다.

뇌세포의 기억 저장고가 알콜로 찌들어 제 아무리 각인을 아무리 해도

핫바지에 방귀 새듯 하는걸 어쩌랴. 한 시절의 방종이었지만......

후후. 어찌 보면 다행이다.

내용을 소유할 필요가 없이 누리기만 하는 되니까. 책 많이 없어도 되니까.

 

 

 

 

그 몇몇 중의 하나가 <선의 황금시대>. 吳經熊오경웅이 짓고 류시화가 옮긴.....

 

황벽 희운 선사 - 당나라의 걸출한 선승,

육조혜능남악회양마조도일백장회해로 이어지는 법을 전해 받아

임제종의 시조인 임제 의현에게 전해 주었다.

 

중국의 복주 사람으로 복주의 황벽산에서 출가하였고,

그 후 백장회해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았다.

대안사와 용흥사, 개원사에서 주석하며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했으며,

단제선사라는 시호를 받았다.

경덕전등록, 오등회원, 조당집 등에 선사의 행적이 실려 있다.

 

 

 

 

 

 

황벽은 궁극의 실체를 마음 즉 一心으로 보았다.

이 마음이 모든 것을 창조하며 진정한 지혜의 원천이다.

이 살아있는 지혜의 샘을 속안에 지니고 있으나

바깥 대상에 눈을 돌리고 정신이 이리저리 나뉘어져 판단을 내리는

분별심의 그물에 걸려 정신과 의식을 묶어 버린다.

이런 참 마음이 인간에게 내재된 본래의 불성이란 것이다.

영적으로 깨친 마음은 텅 빈 허공과 같아서 시작도 끝도 없고,

생과 사도 없으며, 존재도 비존재도 아니고,

크기도 형상도 색깔도 없는 것이다.

 

일심은 모든 선악을 초월하고 시비를 떠난,

상대적 관념을 넘어서 있기 때문에 말로는 전달될 수 없고

직관에 의해서만 깨달을 수 있다.

다만 스승의 가르침은 깨달음을 일깨우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불교에서 강조하는 육바라밀(보시, 인욕, 정진, 선정, 지혜, 지계)

그 밖의 예절에 대해서 황벽은 장자처럼 매우 비판적이다.

황벽은 수많은 영적 진화를 거쳐 성불하는 것이 아니라

頓悟돈오를 강력히 주장했다.

 

장자와 많은 선사들이 도덕율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인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유교가 고정된 규범을 만들어 구속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유롭고 창조족인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벽에 관련된 에피스드

스승 백장이 황벽을 호랑이에 비유 :

산에서 버섯을 땄다는 말에 호랑이를 보았느냐. 그러자 어흥하며 포효하자 스승이 도끼를 들고 호랑이를 잡는 시늉,

황벽이 먼저 스승의 빰을 갈김

 

 

<위 사진들은 퍼 온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