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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타나토스! 그 죽음의 본능이여

TV 종교 신도들은 하루 종일 안방 정중앙에 모셔진 교주님 앞에서

세뇌교육을 받으며 맹신도가 되어간다.

 

어허. 거참! 말도 잘한다.

세상에서 언변 좋다는 말싸움꾼들이 상대의 급소를

날카로운 논리의 창으로 순식간에 찌른다

피하는 방패가 어찌나 재빠른지 전광석화로구나.

입에 침을 튀기며 말로 상대를 제압하는 흑백 논쟁은 끝이 없다.

 

저봐라케이지 안에 갇힌 사내 둘이 죽어라고 치고 받는다.

주먹질 발길질에 목을 조르고 팔을 꺾으며....

사람들은 피를 보기를 원한다.

 

저봐라. 이번에는 단체로 아군과 적군이 하얀 공을 차고 받으며

필사적으로 진지뺏기 전투를 한다.

많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콜로세움에서.....

 

이번에는 두 신선이 사각판에 돌로 만든

흑백의 군사를 배치하고 살기등등하게 마주 앉아 있다.

몇 시간 째 말없는 전쟁을 한다.

가장 신사적이지만 치열하기로는 으뜸이다.

끊고, 가두고, 살리고 죽이는 전쟁의 천재들.

 

 

(휘프노스와 타나토스의 상)

 

매일 밤 이 도시는 전쟁 놀이를 한다.

적군을 죽이려고 전문적으로 조련된 현대판 글라디아또르를

영웅으로 추대하며 환호하는 관중들.

 

흠칫 놀란다.

그 관중석에 한 켠에 버젓이 내가 앉아서 은근히 즐기고 있다.

아득한 원시의 사냥과 전쟁을 일삼던 집단 무의식의 발로인지......

 

 

 

(죽음의 사자 타나토스)

 

그리스 신화에 죽음의 신 타나토스가 있다.

제우스가 올림푸스를 지배하기 전에,

우라누스가 세상을 지배할 당시에

어둠의 신과 밤의 여신 사이에서 탄생한 신이다.

 

타나토스는 노쇠의 신과, 비난의 신과 고뇌의 신과 애욕의 신과

불화의 신과 거짓말의 신과 잠의 신과 꿈의 신과 형제 간이다.

죽음의 신 하데스와 버금가는 신으로 인간의 영혼을 거두어 가는 신이다.

 

인간의 수명이 다하면 머리칼을 잘라 하데스에게 바친 후

그의 짝인 휘프노스가 최면의 지팡이로 잠에 들게 한 후

저승의 데려가는 저승 사자다.

 

 

(타나토스 조각상)

 

프로이트처럼 인간의 속성, 본질을 냉철하게 찾아낸 이가 있었을까?

인간의 내면에 깊게 자리잡은 삶의 욕구와 죽음의 욕구를.........

에로스의 본능과 타나토스(Thanatos)의 본능으로 별칭되는 인간 내면의 원초적 욕구다.

 

인간의 삶의 욕구는 신화적인 원초의 합일의 재현을 목표로 결합의 방향으로 작용하고

죽음의 욕구는 무기적 상태의 재현을 목표로 하는 해체의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욕구는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려고 하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욕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죽음의 욕구!

그것은 인간성 안에 운명처럼 새겨진, 지울 수 없는 원초적 본능이다.

우주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한 번도 순환하지 않은 적이 없는 낮과 밤의 교차 - 

평화, 태양, 밝음, 낮, 활동, 善, 사랑, 생산, 陽은 사람의 본능 즉 에로스이고

전쟁, 달과 별, 어둠, 밤, 수면, 惡, 陰,미움, 파괴, 陰은 죽음의 본능 즉 타나토스다.  

 

 

  (타나토스 조각상)

 

 

전쟁은 이 도시의 타인들이나 하는 것인가?

내 마음 안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지극한 평화와 사랑으로 심성이 보석처럼 빛나는 시간이 있었던가?

있었다면 과연 얼마나 그 순간이 지속되었던가?

이 알 수 없는 모순 덩어리 같은 이 마음이구나.

 

내 안에, 인간성 안에 도사린 삶과 죽음,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본능은 끊임없이 대립하며 갈등하며 투쟁하며

평화와 전쟁이 순환하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독립적인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상호의존적이다

그리고 지척에 있음이로구나.

바로 내 자신 안에

 

지금 이 순간에 

내 삶을 이끌어가는 살아서 꿈틀거리는 리비도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