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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나는 자연인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흥미로운 TV 프로가 생겨


높은 시청율로 안방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인들의 꾸밈없는 粗野조야한 삶의 모습,


솔직하고 淡泊담박한 인간성을 통해


삶의 진실을 찾고,


구원에 이르는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약간 빗나간 이야기지만 여기에는 시청율 제고를 위한


오락적 요소도 작용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우월감을 추구하는 심리적 욕구가 매우 강하다.


약자, 실패자, 도피자, 무산자인 그들과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그래도 내가 낫다.’는 상대적 우월감을 충족하는


묘한 인간 내면의 심리의 치마를 들추어 엿보는 나는 삿되다.


 

 


 



 


무한 욕망의 충족과 치열한 경쟁으로 각박해진 우리들의 존재가


당면한 소외와 불안에 대한 탈출구를 찾는 것이다.


 


마땅한 탈출구가 없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부딪힌 문제를 해결해줄 영웅을 찾는다.


여기에 그 영웅 같은 존재인, 자연인이라는 실존 인물이 얼마나 제 격인가!


그들이 배우가 되어서 생생한 실존, 과감한 노출을 통해서 대리 체험하는 것이다.


 


 



 


 


자연인들은 하나 같이 迂餘曲折우여곡절의 아픔을 품고 있으며


悲運비운과 불행으로, 현실에서 敗退패퇴한 도시의 탈출민,


자연의 품으로의 귀향자들이다.


 


기름진 음식, 안락한 잠자리, 가족이란 사랑의 울타리,


연인의 품, 도시의 풍요와 편리에서 소외된 약자들이다.


 


 



 


그들은 荒野황야에의 입주민이다.


 


그들이 가진 것들은 요긴한 생활 필수품이었지 소유의 형태는 아니다.


그들은 들꿀과 메뚜기를 먹고 자루를 걸친 성자 요한처럼 산다.


그들의 오두막은 방랑자들의 집, 수카다.


 


그들은 삶의 가장 밑바닥에 팽개쳐진 채 自尊자존과 소외의 고통 중에 있거나


딛고 일어선 용기있는 자들이다.


 


그들은 회개와 보속과 기도로 메시아의 구원을 염원한다..


이 황야의 삶 이후에 다가올 새 삶을 향해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삶의 고통과 불안과 허무에 대한 불평은 가혹한 현실 앞에서 한 마디로 사치다.


한 끼니를 이어가기 위해


산돼지처럼 거친 숨을 토해야 하고 고라니처럼 온 산야를 헤매며


 


신체는 강건해지고 의지는 강인해지며 정신은 순수해져 간다.


 


 



 


 


칼 야스퍼스는 생활의 가치를 셋으로 분류한다.


 


첫째가 가장 낮은 現存현존적 가치로 생활의 有用유용함과 이로움을 가져오는 가치요,


둘째가 문화와 정신의 가치로써 진선미의 가치요


셋째가 인격의 가치로 자유와 사랑과 믿음이 가치라고 했다.


          그런 가치를 추진시키는 것을 성실이라고 했다.


           그것이야말로 실존적 가치요 가장 중하며 높은 삶의 가치라고 했다.


 



 


자연인은 하루 하루를 오로지 참되게 살아간다.


성실로 새벽을 열고 성실로 땀 흘리며 至誠의 탑을 쌓아 올린다.


 


성실이 한 끼의 식량이요. 자연과의 소통에서 터득하는 진리 그 자체였다.


자연은 그의 스승이고 하늘이다. 자연이 그를 성실로 순화 시키고 교화시킨다.


 


그는 오늘도 망태기 하나를 걸치고 성실의 학교인 산으로 간다.


 


 



 


자연인은 현대 철학자인 야스퍼스를 전혀 모른다.


그러나 성실이 그의 고된 삶의 연못에 피어난 연꽃이 되었다.


그가 지금 연꽃 한 송이를 들고 빙그레 웃는다.


 

 

 


 


이제 그들은 이 자유와 평화와 독립의 소중한 가치들을


누리고 맛본 신대륙에 발을 내디딘 필그림 파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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