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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월이의 강강수월래(3)

 

 

아! 오늘따라 달이 따뜻해 보이는구려.

저 달님은 제가 지치고 아프고 슬플 때마다 제 곁을 지켜준 어머니요, 연인이었답니다.

말없이 은은한 빛으로 저를 지켜보며 등을 토닥여 주고 안아주었답니다. 

 

저는 달님께 응답하고 싶었지요. 응석으로 투정으로 고백으로 제 마음이 전해지다가

소리를 하자, 춤을 추자며 시작하게 된 것이 이제 30년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목소리와 발걸음이 원활할 때 까지

달님에 바치는 내 감사와 찬양의 노래를 계속 할 것이오.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정감이 물씬 배어나오는 선돌레님의 말에

월이는 마치 제 이야기를 하는 것아 눈물이 맺히는 것이었다. 

 

 

 

 

자. 이제는 강강술래의 의미를 제가 아는대로 전해드리지요.

내가 소리를 메기면 여러분들이 받는 소리를 하는데 그 깊은 의미를 알고 받아야 하오.

그런 연후에 소리와 춤에 임해야 춤이 아름다워지고 살아있는 춤이 될 것이오.

 

강강술래의 본딧말은 건곤수월래(乾坤受月來)라 하오.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어요.

먼저 건강-수월래(乾降 首)

하늘의 정기가 내리시네.

머리 위에 ''()로 오셨네. 라는 뜻이오.

 

주역의 사괘에서 괘는 하늘을 상징하는 純陽순양의 괘를 말하오.

이 소리를 할 때는 천지만물을 지어내신 천신을 숭배하는 마음으로

하늘을 우러러 보며 서로 맞잡은 두 손을 위로 올려

둥글고 커다란 보름달의 형상을 취하는 법이오.

 

 

 

 

그 다음에는 곤강-수얼래(坤洚 水)인데

땅의 정기가 내리시네

물 위에 ''()로 오셨네라는 뜻이오.

 

주역의 사괘에서 괘는 땅을 상징하는 純陰순음의 괘를 말하오.

 

이 소리를 할 때는 만물을 어머니처럼 양육하는사방의 지신을 숭배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서로 맞잡은 두 손을 아래로 내려야 하오.

 

 

 

 

그 다음에는 乾坤受 月來 (건곤수-월래)인데

하늘과 땅의 정기를 받으세

붉은 달로 오셨네라는 뜻이지요.

 

이 때의 춤사위는 둥근달의 모양으로 손을 맞잡고 모였다 벌렸다 돌아야 하오.

 

이렇게 여럿이서  받는 소리마다 조금씩 다른 깊은 뜻이 담겨있어요.

그런데 수십 명이 모여 부르다 보면 강강수월래라는 통일된 형태로 들리는 법이라오.

 

월이는 난생 처음 듣는 설명이라 어려웠지만 스승의 가르침에 귀를 쫑긋 세웠다.

놀랍구나! 이렇게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니......

이 땅에서 살다간 선조들의 얼과 혼이 배인 정신 문화의 유산이로구나.

이런 생각에 비장한 느낌마저 드는 것이었다. 

 

 

 

 

 

선돌레님이 목청을 돋운다.

신명을 못이기는 격정적인 예인으로 돌아가는 듯.......

 

여러분! 이제 천지(天地)의 정기를 받은 사람()의 춤과 노래를 즐겨봅시다.

천지인이 하나 되는 조화와 화합과 相生상생의 춤을 즐깁시다.

 

이제 우리는 모두가 하나요, ,나가 따로 없는 하나요 하나!

물이 뒤섞이듯이 渾然一體혼연일체가 되어 어울리며

얼씨구! 한 판 놀아봅시다.

 

 다음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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