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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월이의 강강수월래(5)

 

월이는 요즘 들어 하루 하루 변하는 달의 모습과 달이 뜨는 시간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어머니에게서 어렴풋이 들은 기억을 떠올리거나 선돌레님께 물어보며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태양을 사모한 지구는 시간의 황금 마차를 타고 태양의 주위를 돌아간단다.

무심한 태양은 한 번도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친 적은 없었지.

어쩌면 지구는 짝사랑을 하는 것이지도 모른단다.

 

그런데 묘하게도 달이 지구를 사랑하여 지구 주위를 뱅뱅 돌아가는 거란다.

사랑하는 님의 한 모습도 눈에서 떼고 싶지 않은 지극한 사랑이지. 

한 날 한 시도 이런 대자연의 질서는 흐트러지지 않았단다.

 

 

 

 

 

그런데 말이다. 대자연도 사랑하고 질투하는 가 보구나.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있으면서, 셋이 일직선으로 있으면 달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보름달로 다가온단다.

 태양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사랑을 고백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반대로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의 일직선상에 있다면 소심한 달은 몸이 마르고 위축된 그믐달이 되어버린단다.

월이도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가는데는 스무 아흐레가 조금 더 걸리지.

 

 

 

 

그러면서 달도 사람처럼 자라고 변화하는 것이란다.

초승달에서 반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고 다시 반달이 되고 그믐달이 되는 거란다.

달은 29일을 조금 넘게 한 생을 마치고 윤회하듯 다음 생애로 들어간단다.

 

 

 

 

 

월이는 요즘 들어 바닷가에 홀로 앉아서 해안에 밀려드는 바닷물을 유심히 바라보는 시간이 잦아졌다.

바다도 달을 품어 간물과 찬물이 생기는 법이라는 선돌레님의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 기어이 그 이치를 찾아내고야 말리라.

바다는 연약한 여인의 마음처럼 출렁거렸다. 밀려오고 쓸려가며 조수 간만의 차이가 생겨났다.

 

달과 태양이 바다를 사랑하여 연인을 낚아채듯이 끌어 당기는 것이 분명했다.

어느 쪽이 바다를 더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일까? 힘 센 태양과 힘이 약한 달에 바다는 어느 쪽으로 이끌릴까?

바다는 온유한 달의 구애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것을 알았다. 달은 약하지만 가까이에서 구애하기 때문이었다.

 

 

 

 

 

한 가지 씩 깨달아가는 기쁨은 무한한 기쁨과 희열로 자신을 인도해 주었다.

태양과 달이 일직선 위에서 동시에 바다의 마음을 흔들 때 간조와 만조의 차이가 가장 커다는 것을 알았다.

그 때가 바로 보름과 그믐 때였다. 이 때가 바로 사리임을 알게 되었다.

 

반면에 상현달과 하현달이 뜰 때는 간만의 차이가 적었는데 태양과 달이 동일선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중심으로 서로 직각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가 바로 조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양이 끄는 힘이 달이 끄는 힘을 약하게 만들어 결국 간만의 차이가 제일 적음을 알게 된 것이다.

 

 

 

다음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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