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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영웅과 존재 지향의 삶

 

세상 사람들은 영웅을 우러러 본다.

그리스인들은 세속적인 영웅으로서 헤라클레스와 오딧세우스를 내세운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과 모세라는 영웅을, 기독교에서는 예수라는 영웅을

불가에서는 석가모니라는 영웅을 우러러 모신다.

 

영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영웅은 확실한 비젼을 가지고 용기있게 전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현재의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다는 점이다.

재산과 지위와 심지어 가족까지도 버린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내린 외아들을 번제로 바치라는 신의 명령은 가혹하다.

석가모니는 왕자라는 평생 보장된 영화와 권력을 버린 제로 상태에서 새 출발을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영웅의 삶은 너무나 두렵고 불안하고 불확실하다.

이루질 수 없는 꿈이다.

내 생명, 재산, 가족, 지위, 명예라는 확실한 것에 安住안주하려 한다.

 

그러기에 소유 구조의 삶에 머무르면서

자신이 추구할 수 없는 모험을 감행하는 영웅들을 찬양하면서

자신과 동일시하는 모델로 삼는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집착하며 소유하려는 돈, 명성, 지위는

얼마나 浮沈부침이 심하며 잃어버리기 쉬운 것인가?

우리의 역대 대통령들, 당대의 최고 권력의 말년과 비참한 최후를 우리는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최고 부자들의 재산이 뜬 구름처럼 소멸되어 가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절대적인 것인 양 소유하는 그런 것들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항상 불안과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것이다.

도둑은 얼마나 무서운가? 급격한 경제 변동과 혁명은 얼마나 두려운가?

불치의 병과 죽음이 언제 엄습할지 모르는 인생은 얼마나 불안한 것인가?

 

 

 

 

 

입센의 페르 귄트에서는 소유와 욕망의 화신이자 자기중심적인 인간형을 잘 묘사한다.

그는 임종 무렵에 이르러 우연히 양파 껍질을 벗기면서 깨닫는다.

 

많은 껍질을 벗겨내지만 끝내 알맹이가 없는, 핵심이 없는 양파 같은 존재였음을.....

그리고 극단적 이기주의, 소유지향의 삶은 참된 자신이 결코 아니었음을......

 

 

 

 

참된 존재의 삶에는 그런 불안과 걱정이 없다.

내가 소유하는 것이 내가 아니라면 나의 안전과 주체성을 누구도 빼앗으려 하지 않는다.

꽃 한 포기에서 누리는 기쁨, 이웃에 대한 사랑, 예술과 진리에 대한 열망 등을 누가 방해하며 빼앗겠는가.

 

소유는 사용에 의해 그 가치가 감소하지만 존재는 실천에 의해 성장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삶은

우리가 영웅으로 가는 첫 걸음이다.

 

  (사진 : paulus님의 블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