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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채근담의 향기로 조철(照徹)해 지는 아침

 

 

며칠 전 선물 받은 책의 향기에 취한다.

비로 촉촉해진 가을 아침에

현자의 글 몇 줄로 마음을 다스리니 安分自足이라.

 

무위당 추만호 선생의 <채근담을 노래하다> 중에서

노동의 백로사를 인용하고 있는 한 페이지를 편다.

 

 

 

 

백옥 같은 해오라기가 모래밭에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데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한가로이 서 있다고 한다는 한시를......

 

상대의 입장에서 보라는 것이다.

내가 아내, 자식, 친구, 약자 등의 사람이나 들고양이, 쑥부쟁이 등의

상대편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라는 易地思之의 이타주의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나은 지혜는 내가 상대가 되라고 한다.

자기애에서 타인애로 확대되는 차원을 넘어선 것이다.

자아의 껍질을 깨고, 나의 동굴에서 벗어나라고 한다.

 

! 최상의 지혜는 거기서 멎을 수 없으니

自他, 主客, 物我의 구별마저 없어져야 하는 것이로구나.

너와 내가 따로 없고, 나와 사물과 자연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이상적 상태이리라.

 

 

좋다.

얼씨구 신난다.

오늘은 이만하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