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은 온통 돌밭이다.
흙 속에 오래 묻혔던 돌멩이들,
이리저리 굴러 다니던 돌멩이들,
천대받는 이 돌멩이들이게 의미를 불어넣자
하루 아침에 작은 돌탑이 된다.
철저히 개성적이고 독립적이고 쓸모없는 돌멩이들이
이제 서로 팔짱을 끼고 한 몸이 된다.
날카로운 모서리를 감추고 서로가 공유하는 면을 맞대면서
하나의 의미가 된다.
오갈데 없는 무지랭이 비렁뱅이 같은
천덕꾸러기들이 가지런하게 결합하여
제법 기품있게 서 있다.
아침에 첫 돌을 옮기며 시작한 일이
이제서야 끝이 난다.
이제 점심 시간이 되었는지 시장기가 든다.
그런대로 눈맛이 좋다.
한 켠에 돌탑 하나를 더 쌓아야겠다.